나는 무안해진 입꼬리를 내리지 않았다.
웃으면서 원하시는 신분증을 확인시켜드리면서
계산을 마치고 , 먼저 눈을 마주치면서
"Danke schön, schönen Abend noch, Frohe Weihnachten"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했다.
계산원은 계속 정색하며 나를 무시했고
오히려
내 뒤에 서있던 손님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웃어주었다.
무언의 유감의 표정과 고마움이 뒤섞인 표정과 함께.
난 계산원에 영향을 받지 않고
가게를 나왔다.
이와 같은 일이 한 달에 두 번
다른 두 사람과 두 다른 가게에서 일어났다.
데자뷔인가?
그만큼 이와 비슷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상황들이
생각보다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제 막 해외 생활을 시작했던 내가 같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난 웃으면서 계산원에게
인사하며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계산원은 내 하루를 망쳤을 거다.
하루 종일 우울감에 빠지고
화가 나서 누군가에게 폭포수처럼
나의 억울 함을 털어놓으며
감정을 쏟아내야 했을 거다.
인종 차별 문제이기도 하지만
내 자세도 중요하다.
나는 나다.
나의 신념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상황이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갈 때에도 말이다.
특히 잠시 잠깐 스치는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말자.
낯선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영향을 받지 말자.
내가 인종차별을 받았다 해도,
받은 사람들한테 그대로 영향을 받아
감정적이게 받아치면
나도 같은 사람이 된다.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라면,
언제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상냥하면 된다.
상대방이 나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고
친절했던 내가 불친절해진다면,
난 선택적으로 친절한 사람이 된다.
나도 차별하는 사람이 된다.
쉽게 말해.
내가 신사 혹은 숙녀라면,
왕비 혹은 왕이 라면
상황이 나의 생각과 달라지고 불리해졌다고
나의 신사숙녀적인, 왕비와 왕 같은 성품과 달라질까?
진짜는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외국 동료, 친구,가족 등 오래 보고 지내야 하는 인간관계 속에서
인종차별이 있다면,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알면서도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몰라서 무지에서 나오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포스팅해봐야겠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상황을 풀어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이 일은 언제까지나,
100% 실전 경험을 토대한 나의 견해뿐이고
나만의 대처법이다.
세계 어느 곳에 서라도
이와 비슷한 대처법을 생각해야 하는
골치 아픈 일이
없어지길 바라면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존중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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