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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공 쌓기/생각 & 성장

2020년 7월, 아침 조깅을 시작하다

지난 4월 말 즈음, 코로나 때문에 혹은 그 덕분에(!) 계획하지 않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더 긴 휴식을 보냈다. 오랜만에 한국에 오니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과 많이 애틋했지만, 물리적인 시간의 공백을 무시할 수 없도록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해서 앞으로는 한국에 더 자주 들어와 보자고 이야기했다. 여하튼 한국에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한 좋은 시간들 (행복 충전 <3)... 덕분에 7월이 유익했다.

그중 가장 유익한 일은 아침에 조깅을 시작한 것이다.

귀국하기 전 어느 정도 시차 적응기간을 염두에 두고 이 기회로 아침운동을 시작해보자고 계획했다. 조깅 전에 물을 마실지 커피를 마실지, 걸어야 할지 뛰어야 할지, 라디오, 팟캐스트, 음악 그중 어떤 것을 들을 것인지 등등 아침에 일어나서 어디를 가야 하나 계획을 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헤매더라도 우선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역시나 귀국 후에는 시차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현지 시간으로 초저녁이 되기도 전에 잠이 들었다. 늘 새벽녘에 일어나서 일출을 감상했다. 그리고 아침 조깅을 시작했다. 그전에 하던 고민과 여러 계획이 무색하게 몸이 자동 반응했다. 

기상 후 물 한잔 마시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들으며, 걷고 뛰었다.

풍경이 예뻐서 몇 번 사진을 찍었는 데, 이를 계기로 매일 타임스탬프로 기록했다.

처음엔 조깅 스폿과 루트을 찾으면서 동네를 이곳 저곳 다녀본 것이 너무 좋았다.

내가 사는 동네이지만, 캠퍼스-집-도서관-마트- 그리고 시내 가는 것을 제외하곤 새로운 곳을 갈 기회와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침마다 여러 곳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조금 더 자세히 돌아다녀 봤다.

차가운 아침 바람을 맞으면서 조깅을 하니, 잠이 확 깬다. 아침이 상쾌해서 피로가 사라진다.

그러다보니 하루가 길어졌다. 아침식사도 더 신경 쓰고, 더 효율적으로 하루 분량의 시간을 소비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을 위해 일찍 자게 됐다. 늦은 시간까지 휴대폰이나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하게 되니 더없이 좋다.

어쩌다 강아지와 산책 나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혹은 다른 운동하는 사람들을 마주칠 때 "Guten Morgen" 이렇게 인사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드레스덴으로 이사를 오면서 도시가 삭막하다고만 느껴졌었는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마주치는 누군가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건 너무 따뜻하고 기분 좋다.

아! 그리고 조깅하면서 가끔 토끼도 보고 청설모도 보는데, 이것도 너무 신기하고 좋다.


시차 적응을 어느 정도 한 지금, 초반과 다르게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는 건 시차 적응 전처럼 쉽지는 않지만, 아직 가뿐하다.

장기적인 목표는 6시에 동산 언덕에 도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잠을 더 일찍 자는 방법뿐인데, 평소 습관처럼 일정을 소화하려면  무리인 듯싶어, 하루 충실도와 효율성을 늘려고 한다. 

아침 조깅을 시작하고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있어서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은 꾸준히 하려고 한다!


7월, 생각하지도 못한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래서 생각이 많았다.
있는 그대로 사람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하여, 자연은 더없이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 인내심을 가지는 것...
이 많은 일들을 속에서도 좋은 습관을 만드려고 노력했다는 그 성취감을 가지고 또 8월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