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다예요."
김용택 시인 | 김선형 그림
2016년 2월 4일
괴팅엔에서 살 때, 해니와 수연이로부터
생일을 맞아
한국 과자, 생필품 한 보따리와 함께
이 시집을 선물 받았다.
나의 20대 초반엔,
한창 시에 취해서 살았던 시간이 었는데,
(뭐 지금도 시를 좋아하지만, 그때만큼 찾아보진 않는다.)
하필 "사랑" 시집이어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워낙 시집이 얇아서 책꽂이에 다른 책들과 꽂아놓으면 잘 찾기도 어렵다.
그렇게 존재감이 잊혀지던 와중에
시집이 새해를 맞아 책정리를 하는 도중에 다시 한번 발견됐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2020년 1월 15일
잠들기 전에 읽어보았다.
시집은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몇 공감 가는 시를 몇 개를 남겨두어야지.
첫 느낌은
이게 무슨 시야, 아우 유치해
그런데 "빈말"은 종종 비어있는 말이 아닐 때가 많지
봄눈처럼 오기만 해봐라
함박눈 처럼와라
사랑아
송이송이 피어라 매화야!
사랑 시집이지만
꼭 사랑에 비하지 않아도.
가장 깊은 곳, 가장 슬픈 곳,
가장 아픈 곳, 어두운 곳을 다 지나 봐야
진짜 "나"라는 꽃이 피나 보다.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비고비 넘어넘어
성장하는 내 마음처럼.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꽃은 기어코 자신을 피어낸다.
아무리 이쁘게 핀 꽃도
시간이 지나면, 다 져버리지,
그리고 다시 땅 속에 양분이 되고.
<3
이 시집에
시 말고도 또 볼거리가 있다면,
"청화"다.
먹이 아닌 푸르른 동양화,
이 시집이 아니었다면
청화에 대해서 전혀 몰랐겠지.
검은 수묵화가 아니어도
무게감이 굵직한 붓선에서 느껴지고,
푸르른 채색에서 산뜻한 느낌이 든다.
나무 위 혹은 꽃잎 위 파랑새와 새 파랑 동백꽃이 어색하지 않다.
투명한 듯 맑고 참 이쁘다.
매력 있어.
한참 지나서야
생일선물을 제대로 보다니
해니와 수연이 덕분에
2020년도 1월 지난 수요일 밤,
잠들기 전
내 기분은 꽤 낭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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