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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음악

이승윤의 [영웅 수집가]를 듣고 - 그냥 생각 난 내 생각

싱어게인 30호 장르 가수로 알게 되었고, 가수 이승윤이 부르는 노래를 최근 접하게 됐다.

이게 웬 걸! 싱어게인 이전에 발매 했던 노래들이 더 좋다.
어제 처음 들은 노래는 <영웅 수집가>인데, 가사와 해석이 인상 깊었다. 

그가 말하 길 - *글 너무 많다 읽기 귀찮다는 분들을 위한 요약 영웅 = 대타, 아바타, 자기 욕망 투영의 미화, 사실 관심 없음, 소모품

[MV] 이승윤(Seung_Yoon Lee) _ 영웅 수집가(Hero Collector)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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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아마도 나의 영웅이야 어쩌면 저렇게도
올곧고 위대한 건지 끝까지 나는 따를 거야
다만 내가 원할 말만 영원히 하면 돼
걸음걸이도 한치도 어긋나지만 않으면 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 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이제야 찾아 헤맨 사람을 만난 것 같아
마지막 나의 영웅이야
원하지 않는대도 어쩔 수가 없는 거야
시대가 원하고 있잖아
표정과 말투 하나까지 이유가 있을 걸
잠꼬대와 죽음까지 모두 상징일 거야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우릴 위해서 부서진
영웅을 위해 묵념 한번 하고선
관짝을 뜯어서 깃발을 만들어
힘껏 흔들며 승리의 축배를 무덤 위에다
조금 쏟아부으면 다 완성이야
(전설이 탄생했단 걸 우리에게 감사해야 할 걸
너는 그냥 왕관을 쓰고 나서
무덤 아래서 잠이나 자면 될 거야)
아무런 의미 없는 널
완성시켜 놓아 준 건 나니까
전리품은 전부 내 진열장에다
네 자리는 없어 너는 거기까지야
그러게 흠집 없이 완벽하지 그랬어
나의 진열장에 놓을 영웅이야 손대지 마
이런 조금 바랜 흔적이 있잖아 부숴도 좋아

덕후 기질과 정반대인 기질의 나는 변화무쌍함 그 자체가 성향인데, <영웅수집가> 노래에 혼쭐난 느낌이다.

살면서 꾸준히 열광해 좋아해 본 가수 혹은 셀럽이 없고, 여기저기 기웃기웃 대는 들쑤시게 정도인데. 
 노랫말이  들어맞는 사람이 바로 '나'인 것이다.  
참 좋은 동경의 대상을 만나면 냄비처럼 끓어오르다가도 곧 식어버린다.

 느끼는 대로 흐르는 감성적인 <영웅수집가>는 바로 나

여기서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영웅' 그 자체에 대한 환상이 깨어지기보단, 나의 '동경'따위가 너무 가벼워서 스쳐지나가는 것 같다.

한편으론  "금사빠"인 내 모습이 '경솔하고 얄팍한 사람이었나' 하고 반성했다.
사실이다. 좋아하고 동경한다는 그 영웅들이 궁금하지 않았다.
딱, 영웅이 보여지는 것 까지'만' 좋으니까. 
영웅을 사랑하고 동경하는 일은 너무소모적이기도 하며, 공허하기도 하다.
(여기서 가수가 말하는 내 영웅은 '실 관심 없음, 소모품'이 맞다.)

<영웅 수집가>를 처음들은 다음 날인 오늘, 설거지하다가 문득 생각났다.
(이 노래가 2021년 새해 첫 포스팅이 될 줄이야.)

우리 모두는 <영웅 수집가>인 동시에 누군가의 '영웅'이 되어 소모되어 가고 있다는 것.
나도 꾸준히 누군가에게 소모되어 왔고, 나의 또 다른 이면에 또 많은 사람이 떠나갔다.
만나고 떠나가면서 이렇게 사람이 성장하고 크는 것 같다.
(이것이 알라리깡숑이 노래하는 "게인주의"아닐까,
'안녕 갤럭시 난 일개 부싯돌이야...' )

스스로 질문하는 계기었다.
"나는 무엇을 소비하고, 어떻게 소모되어지는가  + 어떻게 소모되어지길 원하는가"

노래 한 곡 듣고 이런 고지식한 질문이 참 거창하다.
나를 알아가는 방법 중 하나 겠지. 
어차피 살기 힘든 고단한 삶에 이런 나름 철학적인? 질문 하나 느는 것 쯤이야.

내 댓글

인간 빈티지가 되어 시간을 잘 견디면, 클래식이 되는 거 아닌가?ㅋ

나 따위가 경솔한 <영웅수집가>가 되고, 누군가에게 스치는 가벼운 <영웅>이되어 
잘 낡고 잘 버려지고 잘 존재해서 잘 소모되어지며 잘 살고 싶다.


*중간에 쓴 글 다 날라가서 다시 씀 ㅠㅠ 처음 그 습작이 참 좋아는데...속상 분노!!*
처음 그 습작...자꾸 생각난다. 행복하고 재미있게 글 썼는데 아쉽게 됐다.
아쉬움은 아쉬움과 분노는 분노 그대로 그냥 지나가는 대로 두는 걸로

하 이제 진짜 끝.